(1)
수마트라의 서쪽에 나쿨이란 작은 나라가 있었는데 바타크라고도 불렸다. 바타크 섬은 작고 사람도 적었지만, 수령은 탐욕스럽고 전쟁을 좋아해늘수마트라를공격하였다.
정화는 성지를 받자 수마트라에 내란을 처리하러 갔는데 역시 바타크의침략으로인한내란이었다. 정화의함대가수마트라에도착했을때수마트라국내는이미전장으로변해버렸다. 정화의함대가도착했다는소식이 전해지자 백성들은 구세주를 만난 듯 바닷가에 몰려와 정화가 보호해주기를바랐다.
정화는 많은 사람들을 배에 올라오게 한 후 그들에게서 내란에 관련해알아보았다. 마침 그 중에 있던 현지에서 작은 벼슬을 하는 관원이 전후상황을상세하게정화에게알렸다.
약 10여 년 전, 바타크는 수마트라 국경 내의 마을에 약탈을 감행하였다. 수마트라국왕은 친히 병사들을 거느리고 전쟁에 참가하였다. 원래는수마트라 군이 우세를 차지했지만 바타크 군을 추격할 때 매복에 걸려국왕은불의의화살을맞았고국왕군도바타크군에크게패하였다.
국왕 군이 패한 후, 병사들은 국왕이 맞은 화살에 독이 있음을 발견하였다. 국왕은 제때에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였다. 바타크국은 재물만약탈하려 했는데 뜻밖에도 국왕을 죽이게 되자 군대를 대거 출동시켜 수마트라국내를진공해왔다.
그때 국왕에게는 아들이 있었지만 강보에 싸여있는 아기여서 국사를주재할 수 없었다. 왕후는 전국에 바타크의 진공을 물리칠 수 있는 사람과결혼하여국정을관리할것이라고선포하였다.
소식이 전해지자 한 늙은 어부가 왕후를 찾아와 바타크의 진공을 물리칠수있다면서약속을지킬수있는지에대해물었다. 왕후는바로응낙하면서병사들을거느리고출정하라명하였다.
그러나 수마트라의 장병들은 어부가 바타크를 공격 하든 말든 그의 지휘에복종하려하지않았다. 뜻밖에도어부는현지에서매우큰호소력을가지고 있어 그러한 장병들을 제쳐놓고 고향에 돌아가 마을사람들을 소집하여바타크국의진공을물리쳤다.
어부는 왕궁에 돌아와 왕후에게 약속을 실행할 것을 요구하였다. 왕후는 그의 세력이 강대한 것을 보고 감히 약속을 어기지 못하였다. 그리하여어부와결혼하고함께수마트라의국사를주관하였다.
그때로부터어부가수마트라의국사를장악했는데사람들은그를‘늙은왕’이라고 불렀다. 영락 7년에 ‘늙은 왕’은 명나라에 사절을 파견하여 영락제에게 조공하였다. 영락제는 사절을 접견하고 ‘늙은 왕’을 국왕으로봉하여그가수마트라를통치하는것을인정하였다.
그러나 ‘늙은 왕’의 지위는 안정하지 못하였다. 전 국왕의 아들이 성인으로성장하여대신들의부추김으로‘늙은왕’을죽이고왕위를탈취하였다. ‘늙은 왕’의 아들 소간랄(蘇幹剌)은 이에 불복해 부친의 옛 부하들을거느리고 신 국왕을 진공하였다. 전 국왕의 대신들은 원래부터 ‘늙은 왕’에게 복종하는 것을 싫어했기에 신 국왕이 정권을 탈취하자 출병하여 다투어 그를 지지해 나서면서 소간랄에 대항하였다. 쌍방은 실력이 대등하였고전투는매우치열하였다.
정화가 금방 내란의 자초지종을 알게 되었을 때 신 국왕이 정화가 수마트라에 도착했다는 소식에 친히 바다까지 와서 환영하였고 배에 올라인사를하였다.
정화는신국왕에게수마트라내란에대해물었다. 신국왕은‘늙은왕’이 병으로 죽었기에 본인이 왕위를 계승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하였다.그러나 소간랄은 왕위 때문에 그가 ‘늙은 왕’을 죽였다고 헛소문을 퍼뜨리고 우매한 백성을 선동해 반란을 일으켰다면서 정화에게 공정하게 재판해주기를바랬다.
정화는 반드시 진상을 밝혀내고야말 것이라면서 다만 지금 경솔하게전쟁을벌이지말고진상규명을한후다시결정하라고분부하였다.
두사람은잠깐이야기를나눴고얼마뒤에신국왕이돌아갔다.
(2)
신 국왕이 돌아가서 얼마 안 지나 소간랄의 사절이 정화를 찾아왔다.사절은 정화에게 인사한 후 신 국왕이 ‘늙은 왕’을 죽였다고 주장하였다.임금을살해한죄는처벌을받아야한다면서‘늙은왕’을위해복수할수있도록 정화가 판결해주기를 바랐다. 그러면서 소간랄은 왕위를 탐내지않고부친을위해복수하기만바라며, 내란이평정된후에는명나라가봉하는국왕을따를것이라고말하였다.
정화는 사절더러 인증물증을 가져오면 제대로 된 판결을 내려주겠다는약속을소간랄에게전하게하였다.
소간랄의사자는기뻐하면서연신머리를조아렸다.
이튿날, 소간랄의사절은수심에잠긴얼굴로정화를다시찾아와서신국왕이왕궁을차지한지오래되어그가‘늙은왕’을죽였다는증거가있다고해도이미그에의해소멸되었을것이라고주장하였다.
정화는 증거가 없다면 처리하기 어렵다면서 이곳은 신왕이 통치하게하고 신왕이 그들을 가해하지 못하도록 그들을 배로 다른 곳에 데려다줄것을제안하였다.
사절은돌아가서주인에게여쭤보겠다면서돌아갔다.
이튿날갑자기신국왕이파견한사람이찾아왔다. 소간랄의부대가휴전된 기회를 이용해 오솔길로 와서 수도를 진공하고 있으니 도와달라는국왕의말을전하였다.
정화는 소간랄이 그를 속이고 이처럼 신속하게 신왕을 공격하리라 예상 못하였다. 소간랄의 소행으로부터 신왕의 말이 정확하다는 것, ‘늙은왕’은 병으로 죽었고 소간랄은 그것을 별미로 내란을 일으키려는 것임을간파하였다.
정화는 자신의 제안을 따라 신왕은 휴전했지만 소간랄은 무시했으니신왕을도와소간랄을공격하기로결정하였다.
정화는 왕경홍에게 적군이 강대한 것 같으니 장병을 전부 출동시켜야할 것 같다고 하였다. 적군이 함대를 돌연 습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자신이 부대를 거느리고 상륙하면 왕경홍은 함대를 거느리고 바다로 이동하여 그곳에서 자신의 신호를 기다리라고 지시하였다. 이어 육지에서상황이 발생하면 꼭 신호를 보고 자신에게 접근하고 이틀이 지나서도 여전히 자신으로부터 신호가 없으면 함대를 거느리고 말라카에 돌아가라고분부하였다.
말을 마치고 정화는 참전할 수 있는 모든 인원을 집결시켜 상륙하게하였고 집결한 약 2만 명을 거느리고 수마트라의 수도를 향해 전진하였다.
정화는 정탐을 파견해 앞에서 적정을 탐지하게 한 동시에 부대에 쾌속전진하라고 독촉하였다. 그는 일이 이 지경으로 되자 소간랄이 수마트라정권을 쟁취하게 할 수 없었다. 소간랄이 파견한 사절과 이야기할 때 소간랄에게 퇴위를 권장하는 말을 했으니 그가 수마트라 국왕이 된다고 해도명나라에불만을품을것이었다.
이때 정탐으로부터 약 5킬로미터를 더 가면 수림을 가로 질러 전쟁이벌어지고있는수도에도착할수있다는보고가들어왔다. 정화는부대에신속하게수림을통과하라고명하였다. 한편수림에대량의유황등인화물을 뿌리고 수림 밖에 100명의 병사를 남겨 한 명의 백호가 통솔하게하였다.
정화는 남겨진 백호에게 아군이 수림을 통과했다고 예상될 때 부하들에게 가지고 있는 모든 화전(火箭)을 수림에 쏘게 하고 활을 다 쏘면 바닷가로이동하여은신한후다른것은상관하지말라고분부하였다.
분부를 마치고 정화 군은 수림을 감쪽같이 통과하였다. 수림을 엄폐물로정화군은소간랄군의후방에서갑자기나타나그들을진공하였다.
소간랄은 정화가 신왕을 도와줄 것이라는 것을 이미 예측하고 있었다.정화 군이 포위공격하자 그는 바로 나팔을 불어 몇만 명 부대가 진공을멈추고양쪽으로철수하여정화의진공을피하게하였다.
신왕은정화가도우러오자기쁜나머지성문을열어맞이하려하였다.이때 소간랄 군의 나팔소리가 다시 울리면서 양쪽으로부터 정화의 부대를공격해왔다. 이에정화는신왕이성문을닫아소간랄의부대가성안에들어가지 못하도록 통사를 파견하였고 본인은 성 밖에서 소간랄을 공격하였다.
소간랄은 정화가 병사들을 거느리고 성안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미리 준비해뒀던 대나무울타리를 밀어와 그들이 성 밖으로 나가는 길을 막은 후 소부대를 파견해 정화를 죽이고 본인은 주력군을 통솔해 정화의 함대를 공격하려 하였다. 정화가 성 밖에서 그들과 결전하리라고는생각도못하였다.
(3)
소간랄은 정화가 입성하지 않고 본인과 대치하여 작전하자 용장을 파견해측면으로돌격하여직접성문을탈취하려하였다. 성문을점령한후에는 입성하지 않고 성문에서 기다리면서 대부대의 입성에 호응하게 하려하였다.
이때성문이닫혔다는보고가올라왔다.
소간랄은그소식에크게웃으면서말하였다.
“그렇다면 정화는 이미 퇴로가 없게 되었다는 것이 아니냐? 우리와 결사전을벌이겠다는의미로받아들여야겠다.”
소간랄이 정화에 대한 대처법을 고심하고 있을 때 또 뒤의 수림에 불이 붙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수림에 붙은 불은 갈수록 거세졌고 전반수림이 불길에 휩싸여 절반 하늘을 붉게 물들였다. 전투를 하고 있는 병사들은 뜨거운 열기로 땀을 비 오듯 흘렸다. 소간랄의 부대는 수림과 거리가보다가까워뜨거움을도저히견딜수없었다.
같은 시간, 정화의 부대도 불빛을 발견하였다. 정화는 병사들에게 소간랄의부대를향해화전을쏘게하였다. 순식간에소간랄의주변은불바다로변하였다.
소간랄의 병사들은 정화 군의 돌격을 반격할 새 없이 불이 붙지 않은곳으로 뿔뿔이 도망쳤다. 불바다에 빠진 소간랄의 군대는 완전히 전투력을상실하였다.
이때 한 두목이 숨을 헐떡이며 뛰어와 대나무울타리에도 불이 붙었고정화의 부대가 양쪽으로 공격해오고 있으며 포위된 것 같으니 빨리 자리를뜨자고재촉하였다.
그 말에 소간랄은 부하의 보호를 받으면서 전장의 왼쪽 방향으로 황급히도망쳤다.
성안의 신 국왕은 소간랄의 부대가 도망하기 시작하자 서둘러 성문을열고 나와 친히 부대를 거느리고 정화를 도왔다. 신왕의 부대가 전투에참가하자열세에처했던인력이보충되었다. 소간랄의부대는전멸되었고그자신은도망갔다.
정화는 소간랄이 보이지 않아 매우 걱정되었다. 소간랄 본인이 아닌,그의 부친이 왕으로 되기 전 수마트라 민간에서 호소력이 있었던 것에걱정이되었다. 현재‘늙은 왕’이죽었지만 백성들은‘늙은 왕’이신 왕의피해를 입어 죽은 줄로 알고 있다. 소간랄이 지금은 도망쳤지만 향후 백성들이부친을숭배하는심리를이용해다시공격해올수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정화는 반드시 소간랄을 생포하지 않으면 죽여버려야겠다고생각하였다.
정화는 소간랄의 부대는 사람이 많지만 가지고 있는 배가 적으며 수상전투력이 명나라 함대를 따르지 못하기에 두 갈래 길에서 바다가 아닌육지를이용해남부보르네오로도망칠것으로판단하였다. 그는즉시전사들에게그쪽으로추격하도록명하였다.
정화 군은 남부 보르네오 국내까지 추격해서야 소간랄을 따라 잡을 수있었다. 그들은 필사적인 싸움을 거쳐 소간랄을 생포하여 배에 압송하였다. 얼마 후, 정화는 함대를 거느리고 수마트라를 떠나 말라카에 돌아왔다.
수마트라의 내란을 평정한 것은 그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유리하였고원정의뒷근심을해결하였다.
免责声明:以上内容源自网络,版权归原作者所有,如有侵犯您的原创版权请告知,我们将尽快删除相关内容。